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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2002.04.26

뉴질랜드에서 보낸 설날

조회 수 6002 추천 수 43
이곳 뉴질랜드에서 맞는 한여름에 맞는 설날은 색다르면서도 약간은 쓸쓸한 그런 느낌입니다. 이곳 오클랜드를 주름잡는 화교들과 중국인들만 하더라도 New Year's day Festival(을 빙자한 시장바닥)을 열면서 쿵작거리니 더욱 그럴지도.

Area88에서 일본제 컵라면을 먹으며 고향을 그리던 카자마 신 마냥, 저 역시 설날 떡국은 커녕 눈물젖은 봉지라면(일명 뽀글이)해먹으며 지내려는 참이었습니다만...이번 설날에도 어김없이 삽질을 한가지 저질렀으니...

오후 홈스테이 집에 돌아와보니 룸메이트인 중국인 여학생이 New Year's day를 맞이해서 중국전통 Dumpling(만두)를 맛보게 해주겠다며 음식재료를 바리바리 싸들고 왔더군요. 원체 이집이 한지붕아래 주인아줌마에 딸셋에 중국 여대생까지 뭉쳐 전체적으로 음기(陰氣?)가 강한 여인천하(히나타장?)인지라, 여학생이 직접 요리를 하는게 가능했겠지요.(거기, 이상한 생각 하지마세요!)

하여간 굿이나보고 떡이나 먹자는 심정으로 가만 지켜보고 있자니, 이 여학생이 만두속은 맛있게 잘 만들어놨는데 만두피에서 고전하더군요. 이친구가 그냥 순순히 만두피를 사왔으면 좋았을 것을, 시중에서 파는 만두피는 안좋다며 밀가루 반죽으로 직접 만들려고 했던 겁니다. 해서 밀가루 반죽에 계란넣고 이것저것 넣고 그러더니만....

밀가루 반죽에 물기가 너무 많아 펴지질 않는 겁니다!

이렇다보니 이친구가 2시간동안 밀가루를 풀풀 풍기며 반죽과 사투를 벌이더니 결국 축 늘어져리타이어하고, 제가 바톤을 이어받아 한 2시간 주물럭거렸더니 그나마 좀 낫더군요. 못먹어도 고라는 심정으로 죽이되든 밥이되든 반죽을 롤러로 펴서 만두피를 만들었습니다만, 이건 만두피가 너무 두껍다보니 만두가 아니라 가히 호빵(Dum)이 되어버리더군요.T_T;;;; 결국 중국여학생은 내일 만두피 사와서 다시 만들자며 여기서 넉다운!

이때 河伊兒군의 머릿속을 스치는 잔머리. "그래! 야채랑 고기, 밀가루는 있으니까 동그랑땡을 만들자!" 그러고는 Korean Style Dumpling을 만들어주겠다며 계란 풀고 밀가루 뿌려 후라이팬에 구워대기 시작했습니다만....

어째 어머님 만드시던 것처럼 제대로된 모양이 나오질 않던 것입니다! 부칠때마다 바스러져 버리는 동그랑땡. 그와 함께 바스러지는 여리디여린 저의 마음.

아무래도 녹두가루나 두부가 없었던게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됩니다만, 저야 이판사판 합이 여섯판이라고 신나게 지져대기 시작했습니다. 어찌됐건 겉모양인 볼품없지만 적어도 맛은 Chanese Dumpling보다 낫다는 뉴질랜더의 호평을 얻어냄! (머나먼 뉴질랜드에서 중국을 제친 대한건아?)

그러나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장장 6시간의 사투 후 남은 잔해는 참담했으니, 부엌 구석구석에 휘날린 밀가루와 고기 야채조각. 시커멓게 태워먹은 후라이팬. 음식을 만들면 반드시 생기는 푸짐한 설거지 꺼리 등등... 결과적으론 민폐지수 200%의 삽질...- -;;;

어찌됐건 한국에 있을땐 별것아닌 동그랑땡이었지만, 외국에서 부쳐먹으니 그 맛이 각별하더군요. 간만에 재미있는 명절이었던것 같습니다.

아참, 잊을뻔했군요. 이곳엔 어째 새해 인사가 없길래,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부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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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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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남섬의 만년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주는 알고 뉴질랜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계지도를 보면 호주 바로 옆에 두개의 섬이 있는 나라가 뉴질랜드입니다. 인구는 4백만. 우리나라의 1/10, 면적은 어마어마하게 더 큰 그런 나라입니다. 왜 서두를 이렇게 쓰느냐?.. 아직 고민이신 분들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