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충격(Cultural Shock)

 

1. 우선 문화충격이란 무엇일까?

문화충격이란 공간문화에 관한 것으로서 특히 한나라의 문화권에 속한 사람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나타나는 예기치 않은 문화적 차이를 말한다. 즉 문화적 충격이란 새로운 문화에 부딪혔을 때 생기는 심리적인 영향을 나타내는 말이다. 외국에 도착하면 모든 외적인 요소들도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소한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늘 지내오던 문화와 관습에 젖어있는 내가 다른 문화와 관습을 접했을 때 느끼게 되는 이질감 같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2. 문화충격의 실재

▷ 문화충격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타 문화권으로 가는 사람들은 모두 문화충격을 경험한다. 낯선 상황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고립감을 느끼게 되고 외로워하며, 우정과 이해를 갈망한다. 외국에서 살아보거나 여행해 본 사람은 누구나 문화충격이 무엇인지 이해한다.

 

▷ 문화충격이란 누구에게나 실재한다.

문화충격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주위사람들의 이해와 동정을 받을 만하다. 문화충격은 이론적으로 알고 있던 것이 실제적인 경험이 된다. 이미 보아온 책이나 잡지, 비디오자료를 통해 알고 있는 것이 피부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 문화충격은 그 정도가 다양하다.

친숙한 환경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질수록 충격은 심할 것이다. 동일문화나 유사문화권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상황에서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 사회적 수준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내려가는 것보다 더 쉽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어도 잘 살지만 부자가 하루아침에 가난하게 되면 잘 견디지 못한다. 선진국으로 유학간 개발국가 사람들이 돌아가지 않고 머무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풍요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 문화충격은 여러 단계로 일어난다.

첫 번째 충격은 기후와 가난,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을 경험한다. 그러나 곧 이같은 증상은 극복이 된다. 더 큰 것은 두 번째 것으로 처음에는 열정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들이 점차 심각한 현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생긴다. 이 과정을 거쳐 현지 문화에 어느 정도 적응할 때면 다시 본국에 돌아오며, 역문화 충격을 경험한다. 가난에 대한 충격은 풍요에 대한 충격으로 바뀐다. 실제로 이 단계의 충격은 과소평가 되지 말아야 한다.

 

▷ 문화충격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르게 나타난다.

사람들은 제각각 이다. ‘한 사람에게는 약이 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독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기후나 생활환경에 대한 반응이나 선호도와 기호등이 다르다. 이는 문화충격에 대한 다른 반응을 나타내게 한다.

 

3. 문화충격의 원인

▷ 언어충격

가장 처음 부딪히는 것은 의상소통의 불능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수단을 상실한다. 이미 그 자체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익숙하던 것이 갑자기 사라지고 마치 어린아이와 같이 애를 써야하고 계속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언어충격은 사람들을 악순환으로 몰아넣는데 언어를 배우지 못하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고, 어울리지 못하면 더더구나 배울 수 없다. 통역을 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은 너무나 힘들기도 한다.

 

▷ 일상생활의 변화

본국문화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서는 단순한 일조차도 커다란 정신적 부담이 되고 굉장히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초기에는 삶이 단순히 생존하기 위한 갈등이 되곤 한다. 문화충격은 이같이 낯익은 문화적 신호를 잃어버리고 새로운 신호를 익히지 않으면 안된다. 본국에서는 다양한 문화적 신호들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드리고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면 사소한 것일지라도 다시 익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잉분노와 염려에 시달리게 된다.

 

▷ 관계의 변화

사람들은 관계를 중심으로 삶을 이루어간다. 다른 사람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상을 얻게 된다. 그러나 다른 문화권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본국에서 보다 훨씬 어렵다. 배우자와 자녀도 새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문제를 지니고 도움을 호소하게 되고, 도움이 되기보다 자신에게 오히려 신경을 건드리는 존재가 된다. 현지인과의 관계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아지고, 심적으로 무미건조해지고, 외로움에 시달린다. 심지어는 자기 정체성을 상실하기도 한다. 본국에서는 직위, 학위, 사회적인 위치와 다양한 회원자격으로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았던 자신이 마치 모든 것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과도 같이 된다. 때로는 현지인의 생활에 참여하는 것이 고통스럽기도 하다.

 

▷ 이해력 상실

새로운 문화권에서 이전의 지식중 대부분은 쓸모 없거나 때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이 확실하다고 여겼던 것이 어긋날 때 누구나 좌절하게 되는데 이는 삶이 통제될 수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의미상실로 이어지는데 이는 가장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 감정과 가치관의 혼란

문화충격은 감정과 평가의 방향상실을 초래한다. 음악은 익숙지 않은 소리를 내고, 음식은 이상한 냄새가 나고, 오락은 유치해 보인다. 본국에서 누렸던 익숙한 것들에 대한 갈망이 생긴다. 또한 타문화 권에서 발생하는 좌절감에 부딪히게 된다. 향수병, 자기기대에 미치지 못함으로 갖게되는 실망감, 내적인 분노가 쌓여간다. 가치관이 달라 충돌하거나 비난을 받게 된다. 현지인의 일상이 부도덕하고 화가 난다.

 

▷ 기후와 자연환경

기후의 변화는 생활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연중 무더운 열대지방, 반대로 추운 지방, 사계절이 뚜렷하거나 연교차가 심한 지역 등 다양한 지역은 다양한 삶의 형태를 만들어 낸다. 습기가 가득한 더위에 시달리거나 건기와 우기가 명확히 구별되어 수개월씩 고통을 받으면 사람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기진 해 버린다.

 

4. 문화충격의 증상

▷ 신체적 질병

커다란 스트레스의 공통된 결과는 신체적 질병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에는 만성두통, 위궤양, 요통, 고혈압, 심장마비, 만성피로 등이다. 특히 외국에서의 질병은 두려움을 더한다. 적절한 의료시설이 없는 지역에서는 건강은 더욱 심각한 요소가 된다.

▷ 심리적 현상

스트레스의 가장 심각한 결과는 우울증과 실패감이다. 흥미상실, 집 생각, 불면, 식욕부진, 집중력의 결여 등인데, 피로가 가장 흔한 증상이다. 처음에는 흥미 있었던 것들이 사라지고, 3-4개월 후에는 피곤한 나머지 아무것도 하기 싫고 타 문화로 온 것이 잘 못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직업적인 면에서 근심이 늘어간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고 본국에서 익숙하게 하던 일도 두려워진다. 이는 자기방식으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는 이르고 퇴행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화충격은 때로 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현실에서 기아와 빈곤 등 사회적인 문제를 직면할 때에 갈등을 겪게 된다. 무기력해지거나 비상식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분노로 표현되어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 장기간 문화충격

장기간의 문화충격은 흔히 질병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의사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증상의 첫째는 극심한 고향생각이다. 모든 사람들이 고향생각에 잠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 벗어난다. 심하면 완전히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생각하고 말하는 것은 고향에 대한 것뿐이고, 우울한 장문의 편지를 집에 보내거나, 집에 전화를 자주하고, 현지에 적응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둘째는 새문화로부터의 후퇴이다. 일상적인 일조차 미뤄두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고 외부와의 접촉을 꺼린다. 셋째는 드물게 도피하는 것으로 친구에게 가거나 본국행 비행기를 탄다. 넷째는 우울증이다. 불면증과 식욕상실, 극도의 쇠약감이 찾아온다. 사고도 우울하고 무력한 방향으로 흐른다.

 

5. 문화충격의 가감 요인들

▷ 문화충격을 증가시키는 요인들

문화충격을 증가시키는 요인은 참여도가 낮거나 가치차이가 크고, 좌절감을 자주 경험하고 기질적인 차이가 클 때 증가하게 된다.

 

1) 참여도(Involvement)

새로운 문화권에 참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 자체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문화에 참여하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건설적인 방향에서의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실제적인 참여가 이루어질수록 스트레스는 줄어들게 된다.

 

2) 가치차이(Value Difference)

사람에게 있어서 이것이 모든 어려움의 원인이 되는 중심적인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인 가치관의 차이로 청결에 대한 생각, 책임감, 시간의 사용 등에 관한 것이다. 때로 겉으로 표현되는 문화 양식은 비슷하나 내용은 크게 다른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혼란은 더욱 커진다. 자기의 문화가 유사하다고 느끼는 문화에서 다른 점을 발견할 때에는 전혀 다르다고 인식한 문화에서 경험하는 문화충격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된다.

 

3) 좌절(Frustration)

문화적인 차이와 일상적인 호감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계속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개인의 사역을 방해하는 작은 좌절의 원인이 된다. 생각하는 목표와 현지인들이 기대하는 목표가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실수하는 것은 갈등을 일으키고 좌절감을 갖게 한다.

 

4) 기질적인 차이(Temperament Difference)

개인적인 기질과 인격 성향의 차이는 동일한 타문화권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다른 반응을 보이게 한다. 수줍움을 타거나 수동적인 사람은 난폭하거나 열정적인 국민성을 가진 사람가운데 적응하기가 어렵다. 단기간의 여행에서는 새로운 문화에 다양하게 적응하려고 시도하는 사람이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 일정한 습관에 의존하며 규칙적으로 사는 사람보다 잘 적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 문화충격을 감소시키는 요인들

문화충격은 수용성이 높을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수록, 감정적으로 안정돼 있을수록, 내적인 영적 자원이 풍부할수록 줄어든다.

 

1) 수용(Acceptance)

문화를 적절한 방법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준다.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지적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지적인 부분은 가르침을 받거나 훈련을 통해 선교지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관습과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과정이다. 지적이지 않은 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도덕과 가치관 훈련을 통해 형성하는 것으로 더욱 어렵다.

 

2) 의사소통(Communication)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방식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방면에서 충격을 감소시켜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독과 외로움, 고립감을 갖는데 다른 사람들과 교류함으로 이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현지에 대한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며, 결과적으로 좌절과 염려, 거부감등을 최소화한다. 또 커뮤니케이션은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3) 감정적 안정(Emotional Security)

감정적인 안정감은 자신의 개성이나 성향을 타문화에 적응하면서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타문화적응은 자주 자신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는 더 큰 열등감이나 불확실감을 갖게 하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것이다.

 

6. 문화충격에 대한 바람직한 극복방안

▷ 문화충격이란 정상적인 반응임을 인식하라

문화충격은 영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타문화권의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헌신의 부족이라고 비난받거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염려를 인정해야 한다. 새문화에 도착하면 불확실성이 내재하므로 새로운 상황을 겁내는 것은 극히 정상적이다. 문화충격의 파괴적인 부분은 구체적인 두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염려이다. 지나치게 병적인 것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 가능한 한 빨리 언어를 배우라.

외국에서 가장 힘든 것이 의사 소통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배우고 이웃들과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언어가 유창해지면, 문화적 충격이 빠르게 극복된다.

 

▷ 새로운 문화를 배우라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것은 두렵고 괴로운 체험이지만 반대로 신나고 새로운 경험이 될 수도 있다. 문화는 참여함으로 가장 잘 배울 수 있다. 사람들의 사회적 생활에 참여하라. 사회적인 접촉을 확대하여, 많은 사람들을 사귀도록 해야 한다. 현지인 친구를 만들고 함께 일하고, 함께 놀아야 한다. 특히 일상적인 생활이 현지인과 격리시키는 틀을 형성하기 전에 즉시 문화권내로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문화를 배운다는 것이 전도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는 것은 흥미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적인 변화를 시도할 때에는 순차적으로 해야한다. 아무리 잘 적응해도 외국인임을 벗어날 수는 없다.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유산과 배경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단번에 현지인화(Go Native)하는 것은 더 큰 충격의 원인이 된다.

 

▷ 문화 속에 있는 좋은 점들을 찾으라.

문화에는 호감이 가는 면들과 그렇지 않은 면들이 있는데 항상 호감이 가지 않는 면에 사로잡히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면들은 주의를 끌고, 두드러지고,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허나, 의지를 발동하여 호감이 가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 계속 그렇게 하면 호감이 가는 측면들이 더 많으며, 불유쾌한 면들을 흐리게 해주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 신뢰를 쌓아가라

새문화를 배우고 그들의 방법을 인정한다하더라도 현지인들에게 계속 외부인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새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신임을 얻는 것이다. 신뢰형성은 현지인들에 대한 관심과 용납에서 시작한다.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성숙하게 익어가야 한다.

 

▷ 스트레스를 해결하라

자신이나 가족에 대해 긴장, 짜증, 경직, 감정폭발 등을 살피고 정서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초임선교사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많은 일을 맡지 말아야한다. 단기간에 소진되는 것을 피하고 일생동안 사역할 자로 살아가야 한다. 또 외국에서는 결코 본국에서와 같은 수준의 업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심각하지 말아야 한다. 사역의 책임을 혼자 감당하도록 부름 받은 사람은 없다. 우리는 필요한 존재이지만 없어서 안될 존재는 아니다. 이것을 깨달으면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착각에서 자유롭다. 유머는 내적 안정과 자존감의 표시로서 과도한 자부심에 좋은 치료제이다. 자신을 편안하게 하고 새로운 문화에 참여하는 것에서 잠시 물러설 필요가 있는데 긴장을 풀고 자신을 즐겁게 해야 한다.

▷ 두고 온 본국생활에 대해 잊어 버리라.

낯선 관습과 문화를 경험하면서 ‘본국에서의 좋았던 시절’과 비교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거의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는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피해야 한다. 본국의 놀라운 것과 아름다운 것들을 빨리 잊을수록 문화에 빨리 적응하고, 효과적이 될 것이다.